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저 대신 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어루만져 줄 의료진을 찾습니다" 본문

아시아투데이 밀라노 통신원

"저 대신 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어루만져 줄 의료진을 찾습니다"

밀라노댁 2020. 12. 15.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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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살바토레는 코로나 19로 인해 입원 중 

-딸인 모레나가 페이스북에 호소문을 올려 

-의료진이 이를 전해 듣고 아버지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줘

이탈리아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 19로 입원한 노령의 아버지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해 줄 의료진을 찾는다는 호소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실제로 그 소원이 이루어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모레나 빈치는 12월 13일인 아버지 살바토레의 78번째 생일을 직접 만나 어루만져 주며 축하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코로나 19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가족의 면회가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이에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그녀는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렸다. 

"내일 비메르카토 병원 (Ospitale di Vimercato) 291번 병상에 입원한 제 아버지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해주실 의료진을 찾습니다. 12월 13일은 아버지 생신인데 저와 제 가족을 대신해서 아버지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의사 혹은 간호사 분을 구합니다.  24시간 안에 제 소원을 들어주실 분을 찾아야 해요. 저희 아버지는 그 나이 대의 다른 분들처럼 기억력이 떨어졌다가 돌아왔다가 하십니다. 지금 같은 팬데믹 상황에 정말 바쁘시겠지만, 1분만 시간을 내셔서 우리 아버지 좀 봐주세요."

이 글은 올린지 몇 시간 만에 1만 회 이상 공유되었고, 페이스북 그룹 "당신이 몬짜에 있다면" 에도 올라왔다. (몬짜는 밀라노 북쪽에 있는 인구 12만 명의 소도시이다.) 이 그룹의 운영진인 로레나 죠벤자나가 병원의 의료진에게 연락하여 딸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제 글이 산의 메아리처럼 그렇게 금방 퍼질 줄 예상을 못했어요. 아무도 안 읽을 줄 알았죠.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몇 명의 간호사분들은 지난 밤에 내일 저와 다른 형제들인 비토와 잔니, 그리고 역시 코로나 19에 감염되어 자가격리 중인 부인 마리아의 이름으로 아버지를 어루만져 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생일날 아침에는 역시 의료진의 도움으로 살바토레 는 가족들이 미리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그는 가족들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모레나는 도움을 주신 모든 의료진께 정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하였다. 

다만, 가슴 따뜻한 미담으로만 끝날 줄 알았던 이 이야기에는 응원은 커녕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이는 사람들 때문에 해명글을 남겨야 했던 사연이 있었다.  아버지의 생일이 서류상에는 12월 18일로 되어있는데 왜 12월 13일이냐고 따지는 몇몇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버지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가 출생신고를 늦게 해서 호적상에는 12월 18일로 기재가 되어있으나 실제 생일은 12월 13일이 맞다고 해명했다. 

*이 기사는  12월 15일 아시아투데이 1면에 게재되었습니다.  

내 기사가 처음으로 신문 1면에 실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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