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이탈리아 농장 체험기 (WWOOF) - Prologo 본문

이탈리아 농장체험기

이탈리아 농장 체험기 (WWOOF) - Prologo

밀라노댁 2022. 5. 17. 13:26
반응형

우리가 일했던 이탈리아 농장의 강아지와 고양이.

 

이탈리아 농장 체험 (WWOOF) 소개

 5년 전 2017년 봄에 한국에서 온 동생과 함께 로마 북부 일대와 알프스 일대 농장을 다니며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WWOOF (World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라는 단체에 가입한 여러 농장에서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간 반나절 일을 하고 숙박을 제공받았습니다.

 1971년 영국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데, 주로 도시에서 온 이들은 농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숙박을 제공받으며, 농가에서는 일손 부족도 덜 수 있습니다. 거기에 지역의 문화와 언어도 덤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WWOOF는 각 나라별로 지부가 있고, 이탈리아에서 체험을 하고 싶다면 이탈리아 지부에 가입을 해야 합니다. 각 나라마다 소정의 가입비를 받고, 가입기간은 대략 1년 정도입니다. 

 많은 농장들이 1년 내내 봉사자를 받는 것은 아니고, 주로 농번기인 5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모집합니다. 가끔 동물농장 등에서는 1년 내내 모집하기도 합니다. 지역별 차이도 있습니다. 제가 갔던 이탈리아 중부는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라 3월부터 모집을 했고, 산악 지대인 알프스 일대에서는 5월에서 9월까지만 모집합니다. 신청은 WWOOF 사이트에서 해당 농가에 이메일을 보내면 되는데, 농장 소개글을 잘 읽고, 농가가 자영농인지 취미농인지, 동물 농장인지 와이너리인지, 채소밭인지, 잠자리가 자기 가족이 사는 집의 일부를 내어주는지, 농가의 창고를 주는지, 하루에 몇 시간 일하고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위치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자동차가 없으면 접근이 불가능한지 꼼꼼하게 따져서 신청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들의 농장체험 여정

2017년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로마 북부 투샤 (Tuscia) 지역 일대의 3군데 농장, 그리고 토스카나 지역의 1군데 농장, 총 4군데 농장에서 일했습니다. 투샤 지역은  한국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시는 이탈리아인 김하종 신부님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5년 전 당시에는 신부님을 몰랐었었는데, 지금 신부님께서 페이스북에 올리시는 고향 사진을 보면서  저도 함께 그때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투샤 지역은 토스카나와 마찬가지로 끝없이 펼쳐진 구릉지대입니다.  그 구릉지대에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들이 있습니다. 그중 볼세나 (Bolsena) 호수 근처의 몬테피아스코네 (Montefiascone)에서 내려다보는 전경과 양귀비 들판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로마 공화정 이전에 발전했던 에트루리아 (Etruria) 문화의 유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이탈리아 하면 로마와 피렌체, 그리고 베네치아의 역사와 문화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이전의 고대 문화를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5월 말에는 농장 체험을 마치고 나폴리 일대를 여행했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대 이상이었던 나폴리, 잊지 못 할 에메랄드 빛 바닷물을 보았던 카프리의 동굴, 특이한 아랍풍의 회랑과 인생 최고의 레몬 젤라또의 아말피, 풍경도 좋지만 관광객 대상 시장인데도 구경거리 먹거리가 넘쳐나 "개미지옥"이 되어버린 소렌토의 시장, 어릴 때 한국순회전으로 구경한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던 폼페이를 돌았습니다. 비수기가 끝나고 성수기가 되기 직전인 5월 말에 가서 너무 덥지도 않고 사람도 많지 않았던 여행이었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