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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코로나 19로 양극화 심해져 본문

아시아투데이 밀라노 통신원

이탈리아 코로나 19로 양극화 심해져

밀라노댁 2020. 12. 2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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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봉쇄령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해져

장면 1. 베네치아의 한 4성급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일본인 아키 씨는 지난 3월 정부의 봉쇄령으로 일하던 일터가 문을 닫게 되자 고민이 커졌다.  식당에서 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처음 몇 주간은 주방 청소와 수리를 하다가 결국 무기한 무급휴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그곳도 이탈리아의 상황과 비슷했기 때문에 남기로 결정했다. 결국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밀라노의 한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을 해나갔다. 

그러던 지난 8월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의 한 스키타운에 위치한 호텔에 다시 요리사로 취업이 되었다. 현재 정부의 스키장 영업 금지령으로 아키 씨가 취업한 호텔도 개점휴업인 상황. 그런데도 그는 연말에 일이 너무 많아 바쁘다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찌 된 일일까? 

호텔의 식당에서는 손님을 받을 수 없지만, 배달 주문이 끝없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이 스키타운은 주민이 약 2000여 명으로 대부분 고령층이다. 게다가 가격이 비싼 스키타운 근처에 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주문을 한다는 말일까? 바로 밀라노 등 대도시에서 온 부유층이다. 이들은 코로나 19를 피해 스키타운의 별장에 몇 달씩 머물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식당이 영업금지로 불황에 허덕이는 반면에,  호텔의 식당은  이들 덕분에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장면 2. 슬롯머신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에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안드레아 씨는 봉쇄령이 내린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무기한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코로나 19가 예상보다 장기회 되면서, 회사는 아예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봄에는 부인이 영업금지 명령을 어기고 몰래 집에서 손님을 받아 피부관리 서비스를 해서 버텼다. 그러나 지금은 합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어도 경제위기로 인해 예전보다 손님이 훨씬 적게 온다.  40대의 나이에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하고, 부인의 수입마저 급감해서 안드레아 씨는 밤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평범한 중산층으로 살던 이들 가족은 나락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 침체가 이어지며 이탈리아 사회가 양극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 있었던 전면적인 국가 봉쇄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탈리아의 사회경제연구소인 Cen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에는 582,485명이 국가보조금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 3월보다 22.8 %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에  2019년 기준 억만장자는 36명이었는데, 2020년 8월 기준 40명으로 4명이 늘었다. 이들의 총자산은 모두 165십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82조 원 정도이다. 이들의 자산은 2020년 8월 기준으로 지난 4월과 비교했을 때 넉 달만에  31%가  증가하였다. 

-이 기사는 아시아투데이 12월 29일자 1면에 게재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양극화
내가 쓴 기사가 또 신문 1면에 실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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