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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봉쇄령의 영향으로 작년에 사이버 학폭 급증해 본문

아시아투데이 밀라노 통신원

이탈리아 봉쇄령의 영향으로 작년에 사이버 학폭 급증해

밀라노댁 2021. 6. 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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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4세의 여학생은 상체 교정기를 착용했다가 사이버 학폭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 모습은 곧 '뻣뻣한 여자애'라는 제목으로 단체 채팅방에 올라왔다. 또 다른 같은 나이의 여학생은 남자 친구가 사랑의 증거로 성관계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돌리라고 요구하자 시키는 대로 역시 SNS에 올렸다.  이는 곧 수많은 채팅방에 전파되었고, 결국 20만 명이 가입한 텔레그램 채팅방에 올라오고 말았다. 

비대면 수업 중 교사와 당사자도 모르게 사진과 동영상을 학생들이 돌려보고 있다. 사이버 학폭이 일반 학폭과 다른 점은 집 안에 들어앉아 피해자를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으로 24시간 괴롭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작년 3월 봉쇄령 이후부터 1년간 전국적으로 278건의 사이버 학폭이 신고되었다. 그중 89건은 전문가가 나서야 했고, 그중 심각한 사건들은 경찰이 개입해야 했다. 작년 봉쇄령 1단계 시행 중 신고가 그 이전 해보다 5배나 증가했다. 

 비영리재단 카롤리나의 사무총장 이바나 조피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비대면 수업의 시행으로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가 관심을 더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 재단 카롤리나는 사이버 성폭력으로 지난 2013년 극단적 선택을 한 여학생을 기리기 위해서 그녀의 아버지가 설립했습니다. 이 문제에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집에 있으니 자신의 통제 밖에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없는 학부모, 집에 갇혀 사니 매일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상황 등입니다.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이런 어리석은 일들을 쉽게 저지르게 되는 것이지요. 특히 여학생들이 사이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쉬운 경향이 있고, 남들과 다른 외모나 성적 지향, 피부색을 가진 학생들도 희생당하기 쉽습니다. "

전체 사건의 70%의 피해 학생이 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원인에는 3가지가 있다.  우선 왕따가 될까 봐 두렵고, 자신들이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경우도 있으며, 믿을 만한 어른이 주변에 없어서이다. "이제 우리 어른들이 나설 때입니다. 학생들은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차 관심을 받고 싶어 악플을 달기도 합니다. 어른들에게 그들을 가르칠 책임이 있어요. 학부모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사회가 나설 때입니다. " 

*이 기사는 아시아투데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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