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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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생활기

엔디네 호수 (Lago di E'ndine)

밀라노댁 2020. 8.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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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토요일을 맞아 시부모님과 함께 근처 호숫가에 다녀왔습니다.  밀라노는 알프스 산맥 바로 아래라 산맥을 끼고 있는 호수가 근처에 많은데요,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호수는 꼬모 호수 (Lago di Como)입니다. 워낙 유명한 호수라 여름 성수기에는 전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조금은 덜 하지만 그래도 독일이나 스위스에서 오는 관광객이 꽤 되기 때문에 한적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이 없고 (저도 외국인이긴 합니다만) 한적한 곳을 찾다가 시엄마가 엔디네 호수 (Lago di E'ndine)라는 곳을 가자고 하셔서 그리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엔디네 호수의 위치.
엔디네 호수의 전경

이탈리아인 남편이 이 지역 토박이인데도 그동안 단 한 번도 방문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그리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제가 사람들의 얼굴이 안 나오게 하려고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찍어서 그렇지 꽤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마 토요일 오후에 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주로 이 호수 근처에 사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구요? 베르가모(Bergamo)에는 그들 특유의 억양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주말의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을 보시면 고기굽는 연기가 자욱하고요, 오른쪽에는 호숫가에서 수영을 하거나 선탠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식당의 정원

이 호수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게 길이 나있는데요, 역시 꼼꼼하게 일 잘하고 관리 잘한다는 베르가모 사람들답게 

길은 잡초나 쓰레기 하나 없이 아주 깨끗합니다. 위에 어느 식당의 정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한여름에 잡초 하나 없이 저렇게 관리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을 텐데요. 

 

이탈리아에서 보통 공업이 발달한 북부 사람들이 농업이 발달한 남부 사람들보다 부지런하고 꼼꼼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는데요 (물론 사람 나름입니다. 제 주변의 남부 출신 친구들 중에 부지런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 많아요) 그 북부 사람들 중에서도 베르가모 사람들이 가장 뛰어나다고 여겨집니다. 그런 지역성으로 부지런히 일해 이탈리아에서 최고로 부유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겠지요. 특히 이들은 건축 쪽에 능한데요,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의 일부도 이들이 지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지역은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곳이기도 합니다. 제 이전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아시겠지만, 사망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군용트럭을 동원해 다른 지역 화장장으로 시신을 운반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바로 몇 달 전의 일이라 아직 그 상흔이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집집마다 사망자가 나와서 오랜만에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코로나 19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하네요. 너무 가슴이 아프니까요. 

그래서 발코니에 이탈리아 국기를 걸어놓고 그 위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라고 쓴 것 같습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휴가 때나 주말에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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