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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밀라노 통신원

이탈리아 미성년자 음란물 시청 폐해 갈수록 심해져

밀라노댁 2021. 7. 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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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2학년인 프란체스코는 사용하던 노트북이 밤중에 갑자기 먹통이 되자 난감해졌다. 수업을 비대면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다음 날 아침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쳐놔야 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혼날 것 같자 알고 지내던 컴퓨터 전문가인 같은 동네에 사는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가 당시 어떤 사이트에 접속했냐고 물어봤더니 프란체스코는 우물쭈물 이렇게 대답했다. "친척 동생이 놀러 와서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했어요" 그러나 컴퓨터 전문가를 속일 수는 없었다. 열흘 간 매일 밤 그 사이트에 접속한 기록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사이트에 처음 접속할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같은 반 친구가 먼저 호기심에 그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거기서 악성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컴퓨터에 깔려 그 친구의 메일 주소록에 있던 모든 친구들에게 그 사이트의 링크를 자동으로 보내진 것이었다. 

  프란체스코의 이야기가 더 이상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19일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15세에서 16세 학생들의 경우 10명 중에 7명이 시청 경험이 있으며, 심지어 11세에서 12세 학생들도 10명 중 3명이 시청하였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보았다가 나중에는 중독이 돼서 계속 보게 된다고 한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찾아보기도 하지만 팝업창이나 실수로 클릭했다가 접속하게 되면 이를 친구들과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등의 SNS로 공유한다. 

 이런 음란물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잔혹해지고 자극적이 되어간다. 특히 소아를 대상으로 하거나 살인 등의 잔인한 장면이 포함된 영상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들이 이런 영상을 접하면 각인 효과로 인해 성인에 비해 그 폐해가 더 크다고 한다. 44%의 남학생이, 29%의 여학생이 음란물이 이상적인 성관계를 보여준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연인에게 성적인 행위를 요구한다고 한다. 심각한 것은 이것이 실제 범죄 행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020년에 리벤지 포르노 (상대의 동의 없이 보복성으로 찍은 음란물) 혐의로 신고된 미성년자가 13명, 아동포르노 관련 범죄로 신고된 미성년자가 118명으로 최근 5년간 490%으로 증가하였다. 

 문제는 이를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음란물 사이트는 접속 시 특별한 신분증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거기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자녀들을 부모들이 막기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라도 올바른 성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시키는 것과 달리, 이탈리아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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