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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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가정은 무엇을 먹는가

한이가정에서는 무엇을 먹는가? (4) : 토르텔리와 채소구이

밀라노댁 2020. 7. 19.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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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날이 더울 때는 불 앞에 서서 밥하면 땀이 한 바가지 쏟아지고, 먹으려고 식탁에 앉으면 더워서 먹을 기운이 없습니다. 이럴 때는 최대한 간단하게 하는데요. 이탈리아에서는 어떤 식으로 하냐고요? 

바로 토르텔리를 사다가 삶아서 소스에 비벼먹든지 버터와 세이지로 향을 입혀 먹습니다. 

어제 크레모나에 놀러 갔다가 그 주변 지역에서 유명한 호박 토르텔리를 사 왔습니다. 크레모나 대성당 근처를 왔다 갔다 하다가 괜찮아 보이는 식료품점에 들어가서 샀습니다. 250g에 6.50유로 (약 9000원) 줬으니 절대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마트에 가면 3유로 대면 사니 두 배 가량 비쌉니다. 비싼 만큼 용기도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네요. 비싼 만큼 맛이 있을까요?

 

 

일단 물을 팔팔 끓인 후에 토르텔리를 넣고 삶습니다. 시판 토르텔리는 포장에 얼마 동안 삶으라고 써 있습니다. 그런데 얘는 식료품점에서 소량으로 납품받아 파는 제품이라 얼마 동안 삶으라는 건지 안 쓰여 있습니다. 보통  3분 정도 삶으니까 일단 3분을 삶아봅니다. 그리고 맛을 봤는데 아직 안 익었습니다. 한 5분 삶으니까 대충 익은 것 같아서 불을 끄고 얘들을 건져냅니다. 

 

토르텔리를 삶는 동안, 달군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세이지 이파리 몇 장을 넣은 후 향을 냅니다. 다른 허브와 달리 세이지는 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많이 넣을 필요 없이 3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꼭 호박 토르텔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토르텔리도 세이지로 향은 낸 버터에 비벼먹는 게 기본이고요, 이외에 버섯소스도 괜찮습니다. 

위에서 삶은 토르텔리를 프라이팬에 넣고 버터와 살살 비빕니다. 삶은 애들이라서 살살 다뤄주지 않으면 속이 다 터져요.

 

가운데 있는 채소구이는 며칠 전에 구워둔 주키니 호박과 가지입니다. 잘라서 올리브유 두른 프라이팬에 허브소금 뿌려 구운 것입니다.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하루 이상 냉장고에서 재워서 먹으면 간이 잘 배여서 더 맛있습니다. 

토르텔 리는 먹어보니 돈 값 합니다. 호박 토르텔리의 클래식 레시피는 아마레띠*를 꼭 넣으라고 되어있는데  먹어보니 그 향이 확 납니다. 비싼 재료를 쓰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군.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못 하지만 다음에 크레모나 가실 일 있으면 제가 산 식료품 점 집에 가서 꼭 한 번 사서 드셔 보세요. 

Formaggi D'Italia

Largo Boccaccino 32, Cremona

(링크 걸어드리고 싶은데 애드고시 5수째라 못 걸어드립니다. 가정주부 돈벌기 어렵습니다...)

 

*프랑스에 마카롱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아마레띠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카롱처럼 아몬드 가루로 만드는데요, 핵심은 살구씨로 향을 낸다는 것입니다. 강한 아몬드 향 비슷합니다. 밀라노의 대표 쿠키라고 하겠습니다. 

밀라노를 대표하는 리코르 아마레또도 살구씨와 아몬드로 향을 냅니다. (딴소리인데 밀라노 대표음식은 자기네 고장에서 안 나는 재료로 만드는 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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