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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생활기

가성비 갑이었던 여름 휴가 (1) : 프롤로그

밀라노댁 2020. 10. 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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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시 된 곳이 Chivenna

 

 지난 8월 말에 다녀온 여름휴가 후기를 뒤늦게 올려봅니다. 밀라노에서 120km 정도 북쪽에 있는 Chiavenna와 그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왜 하필 그곳을 정했냐 하면요, 간단히 스마트박스라는 여행상품권에 있는 리스트에 있는 호텔 중에 저기가 가장 가까워서였습니다. 5년 전 결혼할 때 남편 동료들한테 선물로 받은 걸 묵혀뒀다가 지금에서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여름에 한국에 가거나 다른 국가를 가서 근처는 갈 일이 없었는데요, 코로나 19로 인해 국경 넘는 게 좀 꺼려져서 올해는 국경은커녕 우리가 살고 있는 주 경계도 안 넘어가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팬데믹 덕분에 그 동안은 가깝다고 잘 다니지 않았던 주위 지역들을 많이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산책 삼아 옆동네에 있는 바에 가서 맛있는 브리오쉬도 먹어보는 등 내가 사는 주변을 더 많이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탈리아 내에서도 멀리 있는 시칠리아, 캄파니아 (나폴리가 있는 주), 토스카나, 알토 아디제 등 유명 관광지는 돌아보고 정작 제가 사는 롬바르디아 주는 제대로 안 둘러봤다는 거 아닙니까. 그 유명한 알프스가 바로 뒷동네에 있는데! 

롬바르디아 주는 이탈리아 내에서 시칠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면적이 넓은 주입니다.(롬바르디아 주 23,844km², 시칠리아 주 25,711 km²) 한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도인 경상북도보다 조금 더 큽니다. (19,030 km²)

여하튼 이번에 다녀온 Chiavenna는 서울 사람들이 주말에 강원도 다녀오듯, 밀라노 사람들이 주말에 많이 가는 곳입니다. 여름휴가 시즌에 밀라노 사람 다 가는 장소를 갔으니 거기서 제가 전에 같이 알바하던 사람을 딱 마주쳤지 뭡니까. 이건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밀라노에서 Chiavenna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려면 밀라노 첸뜨랄레 역에서 기차를 타야 합니다. Chiavenna는 알프스 초입에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산악구간만 따로 다니는 기차를 타야합니다. (쉽게 산악기차라고 안 쓰는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빨간 기차가 아니라 일반 기차처럼 생겨서입니다) 즉, 밀라노 첸뜨랄레에서 일반 기차를 타고 코모 호수 동북쪽 끝에 있는 Colico라는 역에서 다시 알프스 구간을 다니는 기차로 갈아타야 합니다. 그게 직행이 아니라서 불편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Colico라는 곳이 꼬모 호수를 끼고 있는 아기자기한 곳이어서 중간에 거기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쉬다 오기 좋습니다.  저희는 올 때 갈 때 두 번 다 여기서 쉬었는데요, 마지막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참, 글을 마치기 전에 제목을 가성비 갑이라고 해놓았으니 그에 대한 설명을 해야겠군요.

한국인에게는 알프스라고 하면 스위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알프스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슬로베니아, 리히텐슈타인 7개 국가에 걸쳐있는 산입니다. 이탈리아 사람 입장에서는 자국에도 알프스가 있는데 굳이 국경만 넘으면 물가가 세네 배 비싸지는 스위스에 있는 알프스에 갈 필요가 없겠지요. 스위스에 있는 특정 유명 봉우리를 가겠다는 목적이 아니면 돈을 많이 써 가며 갈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만약 돈을 그만큼 써서 그만큼 좋으면 또 모르겠지만 아시다시피 스위스로 넘어가면 음식 맛은 가격과 맛이 반비례합니다. 비싼 돈 내고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러 갈 이유가 없지요? 반대로 스위스 사람 입장에서는 국경만 넘으면 물가가 싸지고 음식도 맛있기 때문에, 여름휴가를 자국이 아닌 이탈리아로 많이 온다고 들었습니다. 

즉, 알프스의 융프라우나 마터호른 같은 특정한 유명한 봉우리를 볼 것 아니면 굳이 돈을 몇 배 내가며 스위스 안 가도 그 반이나 삼 분의 일 값에 이탈리아에서 알프스를 갈 수 있으니 가성비 갑이라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알토 아디제 같은 곳은 스위스에 비해서는 싸지만 제가 다녀온 Chiavenna보다는 비쌉니다. 그에 비해 이 곳은 밀라노에서도 가깝고 물가 자체도 밀라노보다 쌉니다. 그렇지만 알프스는 알프스라 위로 올라가면 충분히 아름다워요. 그럼 왜 지역별로 물가 차이가 있으냐면 지역별로 기반 시설이나 서비스의 질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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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응원을 받아 힘내서 다음 포스팅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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