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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시험 후기 (6) : 2차 면접

밀라노댁 2020. 3. 1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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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험이 끝나고 합격자 발표가 나는 10월 중순까지 솔직히 전혀 공부를 안 했다. 

그러다 발표가 나고 슬슬 공부를 해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후회했다. 

큐넷의 최근 5년간 통계에는 2차 합격율이 80%정도 되어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놓친게 있었다. 2차를 보는 사람은 1차 시험을 합격한 사람과 작년에 2차에서 불합격한 사람들.

이미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응시생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끼리 보는 시험이라 합격율 80%는 긴장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수험서는 시대고시 책 딱 한 권 밖에 없다. 200쪽 짜리로 빈출문제와 예시 답안이 나와있다. 

그것만 일주일 보고 2차 면접을 보러갔다.  

수험장인 부산 산인공에 도착해서 주변의 수험생들을 둘러보니 다들 같은 책을 보고 있었다ㅋㅋ 

복장은 정장부터 편한 청바지까지 다양했다. 굳이 칼정장 입지 않아도 깔끔하게만 입고오면 되는 것 같았다.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교실로 들어가면 거기 모인 수험생끼리 제비뽑기를 해서 순서를 정해 면접을 본다. 

면접장에 들어가니 중년의 여자 두 분과 남자 한 분이 계셨다.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1. 교수자가 외국어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2. 반에 15명이 있는데 14명은 잘 따라오는데 1명만 못 따라오면 어떻게 할 건가?

3. PPP 모형에 대해 설명하세요

4. 연어 표현에 대해 말해보고 그 예를 드세요.

내가 대답을 잘 못 하자, 다시 질문을 하셨다.

관용어와는 다릅니다. 관용어를 예를 들어보고 연어와 비교해보세요.

 

1,2번 문제는 내가 외국에 살면서 한국어과외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쉽게 대답을 할 수 있었고 3번은 1차 시험을 통과했으면 당연히 아는 내용이다.  그런데 4번 문제를 듣고는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진짜 전혀 예상을 못 했던 문제라서 말만 더듬다 나왔다. 올해 망했구나. 내년에 또 면접보러 와야 되나. 

집에 오는 버스에서 그제서야 답이 생각났다. 모자를 쓰다, 옷을 입다, 신발을 신다 와 같이 한국어에는 특정 동사를 써야하는 단어들이 있다. 영어에서는 take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이걸 묻는 문제였구나! 그 땐 왜 생각이 안 났을까.

 

합격자 발표 날 큰 기대도 안 하고 확인을 했는데 합격이라고 떴다. 다만 4번 문제를 통으로 날린 탓에 합격선을 조금 넘긴 63점인가로 턱걸이하였다 ㅋㅋ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 시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일텐데, 팁을 드리자면 1차 시험 준비할 때부터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법 책을 공부하시기 바란다. 책이 2권인데다 각각 상당히 두꺼운 책이라 부담스럽긴 한데 

제대로 공부를 해두면 내가 점수가 안 나와 고생했던 1차 시험 한국어학 점수가 올라가고 2차 시험 면접 대비가 쉬워진다. 덤으로 합격 이후 학생을 가르칠 때 문법을 몰라 헤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운이 좋아 합격했지 기출문제를 보면 알겠지만 면접은 대부분 한국어문법 지식을 묻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공부해두지 않으면 2차 시험 때 상당히 고생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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