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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가성비 갑이었던 여름 휴가 (7) : 꼬모 호수에서의 점심과 에필로그 본문
여름휴가의 마지막 날입니다. 밀라노에 가기 전 Chiavenna에 들러 기념품을 샀고, 맛있는 젤라또도 사 먹었습니다.
알프스 고원에서 키운 소에서 나온 우유로 만들어 그런지 알프스 일대의 젤라또는 대개 맛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인 남편이 가자고 해서 가본 이 젤라떼리아가 더 맛있었습니다.
호텔 바로 옆 식료품 가게에서 기념품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꿀을 샀는데 향이 좋았어요. 이 정도 고품질에 9유로입니다. 어디를 놀러 가든 주로 그 지역 특산품을 기념품으로 삽니다. 장식품은 결국 언젠가 버리게 되더라고요.
호텔 바로 옆 식료품 가게인데요, 이 사진을 굳이 눈치 봐가며 찍은 이유는 이 지역의 독특한 식품 보관방법 때문입니다. 호텔 양 옆으로 식당과 식료품 점이 있는데요, 호텔에도 1층에는 식당이 있습니다. 즉, 모두 식재료를 취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영업장이 일렬로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유는 사진에서 보시듯 이 가게들 바로 뒤에 암석으로 된 산의 단면이 있어 여름에 가도 에어컨을 켠 것처럼 1년 내내 선선하기 때문입니다.
Chiavenna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밀라노로 돌아옵니다. Colico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점심도 먹고 호수 구경도 하기로 했습니다. Colico는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여유 있는 유러피안 풍경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알프스와 꼬모 호수를 뒤로 하고 밀라노 첸뜨랄레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에 사시는 한국분들이야 밀라노가 여행지이니 첸뜨랄레 역에 오면 들뜨셔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하지만 밀라노에 사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다릅니다. 밀라네제에게 휴가지에서 돌아와 밀라노 첸뜨랄레 역에 도착하면서 느끼는 공통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습하고 텁텁한 공기, 회색빛 도시, 다시 출근해야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 모든 게 합쳐져서 도착하면 보통 한숨부터 쉽니다. 저도 밀라노 온 지 첫 해에는 첸뜨랄레 사진을 몇 번 찍었는데 지금은 전혀 찍지 않습니다. 건물 양식부터 마음에 안 드는 파시즘식 스타일인 데다 도시로 돌아왔다는 느낌 때문에 찍을 생각이 안 듭니다.
여행은 8월 말에 다녀왔고, 여행기는 2달 후인 10월 말에 쓰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유럽 전체가 우기에 접어들어 며칠 째 해를 구경도 못 하고 있으며, 코로나 19로 인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봄에 제일 먼저 크게 피해를 입은 국가이기에, 현재는 타 유럽 국가에 비해 잘 대처를 하고 있는 편이나, 한국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어제부터 야간 통행금지가 실시되었고, 고등학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낙 경제적으로 피해가 심해서 전체적인 록다운은 하지 않으려고 온갖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록다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푸르렀던 알프스와 꼬모 호수 사진을 다시 보니 조금은 마음의 위로가 되네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 많은 분이 이탈리아 등 해외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보며 잠시라도 즐거웠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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