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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의 시위는 왜 폭력적일까요?

밀라노댁 2020. 11. 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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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이탈리아 주요 도시 중심가에서 정부의 야간 통행금지와 영업제한 시간 단축 등에 항의하기 위해서 시위를 했습니다. 특히 토리노와 밀라노에서의 시위는 폭력과 약탈을 자행되었는데요. 촛불시위처럼 유모차를 끌고 나와도 아무 문제가 없는 평화적인 시위에 익숙한 한국인들로서는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오늘은 많은 한국인이 궁금해하는 이 질문에 대해 알아봅니다. 

 처음 이탈리아에 와서 충격을 받았던 부분은 바로 거리의 낙서였습니다. 밀라노 시내에 웬만한 벽에는 다 스프레이로 낙서가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이곳에서 살다 보니 낙서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공공장소에 있는 기물들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나빌리오 운하를 따라 산책길이 나있는데요, 그 산책길을 따라 설치한 목재 울타리가 지난 여름 동안 다 뽑혀서 지금은 남아 있지를 않습니다. 처음에는 곧 그만두겠지 하고 놔뒀다가 완전히 다 없어지는 사태가 오자,  시장이 지역 일간지에 기고를 해서 이런 반달리즘 행위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를 했습니다. (그래 봤자 CCTV가 설치가 거의 안 된 나라이기에 범인을 잡을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10대로 추정되는 범인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인적이 드문 밤에만 골라 범행을 저지른 것이지요)

저도 이런 부분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서 어느 날 이탈리아인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이 나라 사람들은 공공장소에 있는 물건이 가만있는 꼴을 못 본다고, 그 이유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뭘 어렵게 생각하냐고 답은 아주 간단하다고 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그런 방식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폭력시위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평소에 직장, 가정환경 등에 문제가 있던 사람들이 폭력을 행사할 건수 잡아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는 10대들이 폭력시위나 반달리즘 행위를 많이 저지른다네요.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한국에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많은데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두 나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탈리아는 국민성이 외향적인 사람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폭력과 약탈 등 밖으로 해소하고, 한국은 국민성이 내향적인 사람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자살이나 악플 등 안으로 해소하는 것 같습니다. 서구 외신 중에 한국의 자살 문화나 악플 문화를 비판적으로 쓴 기사가 꽤 되던데, 타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단순 비판으로 그친 기사가 많아 아쉽습니다. 

 제가 이 글의 제목을 이탈리아가 아닌 서구에서의 시위라고 지은 것은, 제가 독일과 미국을 방문했을 때 거기도 낙서가 많은 것을 보았고, 한국이나 이탈리아의 언론을 통해 본 그들의 시위문화도 이탈리아의 그것과 유사해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그곳에 살아보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으니 혹시 다른 의견 있으신 분들의 댓글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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