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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의 락다운 생활기 본문
지난 11월 6일부터 제가 거주하는 롬바르디아 주에서 락다운 들어갔습니다. 이탈리아 전체가 락다운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전국을 위험한 정도에 따라 옐로, 오렌지, 레드 존 세 등급으로 나누어, 레드존에 해당하는 롬바르디아와 피에몬테, 발레다오스타, 칼라브리아 주만 락다운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전국이 밤 10시부터 5시까지 야간통행이 금지되었습니다. 락다운이라고 지난 봄처럼 산업시설까지 중단시킨 것은 아닙니다. 레드존의 경우 소매점만 모두 문을 닫았고, 중고등학교는 원격수업 중이며, 맞벌이하는 가정이 대다수인만큼 초등학교는 등교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봄에 산업시설까지 다 닫아버린 통에 경제적으로 타격을 너무 크게 입었거든요. 이번에는 웬만해서는 봄처럼 국가를 완전히 중지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지만, 모르죠. 지금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시기이니까요.
지난 봄의 3개월간 락다운 생활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꽤나 힘들었습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고 거리는 쥐 죽은 듯 조용한 데 24시간 앰뷸런스가 미친 듯이 달려가는 소리를 듣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기 때문에 지난 봄보다는 덜 힘듭니다. 그런데 아직 시행된 지 1주일도 안 되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요. 위도 45도인 밀라노는 이미 오후 4시 반 정도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다음 달은 한 달 내내 안개가 껴있는 달이라 좀 더 힘들 수도 있겠어요. 그때쯤이면 이탈리아 전국이 레드존이 될 수도 있다던데. 연말은 쉽지 않은 시기가 되겠네요. 하루하루 지날수록 앰뷸런스 소리가 늘어나는 거로 봐서는 그 때쯤이면 봄보다 중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마트에 배송을 시키면 뒷날 바로 왔는데 지금은 다음 주는 되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이 없을 만한 시간에 마트에 직접 장을 보러 갑니다. 사실 락다운 이전보다 사람이 훨씬 적어서 장보기는 더 편해졌습니다. 마트뿐만 아니라 거리나 나빌리오 운하를 따라 나있는 산책길에도 사람이 전보다 훨씬 적어졌습니다.
이번 락다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최소한 연말까지는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이탈리아의 가장 큰 명절이라 한국처럼 온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서 밥을 같이 먹거든요. 이 시기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연말까지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문제는 언제 해제하느냐는 건데 이게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지난 봄에는 5월부터 단계별로 풀었는데요,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게 이제 막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는 것이죠. 전처럼 3달 지나고 푼다고 가정을 하면 2월이 될 텐데요, 이탈리아에서는 3월까지는 아직 쌀쌀합니다. 환절기라 감기가 많이 유행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너무 장기간 봉쇄해버리면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너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 두 개의 딜레마 사이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이번에도 3개월 봉쇄령이 지속된다면 지난 12개월 간 6개월을 집에서 갇혀 지내는 셈이 됩니다. 솔직히 만약에 내년에 백신이 나오지 않아서 또 봉쇄령이 내린다면 솔직히 더는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유럽의 겨울에는 해를 보기 어려오 안 그래도 분위기가 음산한데, 모처럼 해가 나는 날 산책도 하러 나가지 못한다면 정말 힘들 것 같네요.
최근에 여름휴가 포스팅 시리즈를 계속 올렸는데 저로서는 이런 분위기에 푸른 하늘이 보이는 사진을 보며 당시를 회상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락다운이라고 맨날 우울하다 시리즈만 올리면 분위기 축 쳐지잖아요. 제 블로그에 이탈리아 락다운이라는 키워드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아 이 주제로 한 번 포스팅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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