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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밀라노 생활기 (29)
이탈리아 밀라노 이야기
이탈리아에 놀이공원은 전국 곳곳에 있지만, 그중 제일 큰 것은 라벤나 (Ravenna)에 있는 Mirabilandia이고, 그다음으로 큰 것이 제가 방문한 Gardaland입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가르다 호수 (Lago di Garda) 근처에 있습니다.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놀이기구야 종류가 비슷하겠지만, 가장 다른 점은 그 장소에 있습니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는 수도권인 용인과 서울 시내인 잠실에 있는데요, 미라빌란디아와 가르다란 드는 이탈리아 최대 경제도시인 밀라노와 밀라노가 속해있는 롬바르디아 주에 있지 않고, 여름 휴양지로 인기가 많은 바닷가와 호숫가 근처에 있습니다. 왜 그렇게 지었을까요? 이는 유럽의 기후때문입니다. 유럽의 기후는 크게 아프리카에서 불어오..
처음에 이탈리아에 와서 집에 있는 가스레인지를 보며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그것과 달리 오른쪽 하단에 있는 부분이 다른 3 부분에 비해 굉장히 사이즈가 작았거든요. 저건 뭐지 하고 궁금했었는데요, 남편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바로 커피 끓이는 모카포트를 올리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가정에서 네스프레소 등의 캡슐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예전만큼 모카포트를 이용하지는 않지만, 모카포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커피 끓이는 기구입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알루미늄 재질 모카포트는 1933년 비알레띠 사에서 만들었습니다. 밑에 물을 넣고 끓이면 그 증기가 물을 밀어 올려 원두를 통과하게 해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게 하는 원리입니다. 스테인리스나 도자기로 된 재질도 있기는 한데 알..
한국에서 미용실 갈 때마다 좀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었습니다. 일단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잘라주는 미용사가 잘 없습니다. 제 머리가 원래는 숏컷 (지금은 코로나 19로 인한 락다운으로 인해 강제로 짧은 단발머리가 되어서 그대로 그냥 두고 있습니다)이어서 이 스타일 자체를 잘하는 미용사를 찾기가 드물었습니다. 둘째로는 찾는다 해도 미용실 특유의 수다가 적응이 안 되었습니다. 그냥 서로 안부 묻고 하는 정도는 괜찮은데 보통 연예인 가십 등 제가 관심 없는 수다를 계속 듣고 대답해줘야 해서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이탈리아에서 살게 되었는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유럽의 서비스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쌉니다. 저는 밀라노 시내가 아닌 교외에 살고 있는데도, 여자 기본 컷팅이 30유로 남짓합니다. 시내는 40에서 50..
어느 나라를 가든 저는 마트나 전통시장을 꼭 들러 구경하는 편입니다. 유명한 관광지도 좋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뭐 먹고 사는지 소소하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마트 구경은 다들 좋아하실 것 같아 제가 애정 하는 (이라고 쓰고 그들의 포인트 상품 마케팅에 자발적 노예가 된) 에셀룽가 마트에 가서 사진을 좀 찍으려고 했더니만 직원이 찍지 말라고 해서 못 찍었습니다. 그래서 마트를 보여드리는 대신 마트 전단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에는 에셀룽가말고 다른 마트에 가서 찍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마트 전단지와는 많이 다르지요? 왼쪽 페이지 상단 처음부터 보면 칠면조 가슴살과, 돼지 넙적다리로 만든 염장 햄인 프로슈토 슬라이스가 보입니다. 칠면조보다는 프로슈토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이제 이탈리아 거주 5년 차. 처음에 왔을 때는 현지인 남편이 맛집에 데려가도 메뉴를 잘못 골라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었습니다. 한 3년 차가 지나니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쏙쏙 고르는 능력이 생겨났고, 지금은 혼자 다니면서 맛있는 거 사서 현지인 남편한테 갖다 주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내가 자기보다 더 잘 고르는 것 같다고 남편한테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맛집을 고를 때 제1번의 원칙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입니다. 한국에서는 보기에는 허름해도 손맛 좋은 욕쟁이 할머니가 하는 맛집이 있는데요, 이탈리아에는 그런 거 없습니다. 100퍼센트의 확률은 아니지만 대개 허름한 집은 저렴한 가격과 그에 상응하는 저렴한 맛의 음식이 나옵니다. 관광지는 보통 시내 중심가에 있고 그런 곳에는 ..
1편에 이어 씁니다. 이런 인종차별은 왜 일어날까요? 제 생각에는 가장 큰 원인은 유럽인의 뿌리 깊은 우월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1760년대부터, 유럽은경제적, 문화적으로 세계를 선도해왔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 대부분은 유럽에서 기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들이 세계에 퍼져 현대 문명을 이룩해냈다는 자부심. 우리는 앞서 나가고 나머지 국가들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을 우러러보고 따라 하려고 한다. 이러한 산업혁명은 사실 원료 공급처와 상품시장이 되어주었던 식민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는데요. 유럽인들은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기는커녕 우리 덕분에 그들이 문명화되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인데요. 한국인들은 항..
2주 전인가 이탈리아인 남편과 아침에 바에 가서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에 한 10살쯤 되는 남자애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나보고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소리 지르고 도망간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 듣지 못했는데 갑자기 남편이 소리를 꽥 지르며 "너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나한테 잡혔으면 아주 혼쭐을 내줄 텐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남편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았고 남편은 아주 버르장머리 없는 애가 너한테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놀리고 도망갔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에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 겪는 것은 아닙니다. 길에 걸어다니면 사람들이 중국애 지나간다며 낄낄거리고 심지어 한국에서 동생이 놀러 와서 카프리 섬에 갔을 때는 어떤 식당의 웨이터가 배 시간에 늦어 뛰어가..
오늘은 이탈리아 면허증 갱신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이 포스팅은 한국 운전면허증을 이탈리아 운전면허증으로 바꾸는 방법이 아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탈리아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면허증 유효기간이 벌써 지났는데 코로나 19 봉쇄령으로 인해 갱신을 하지 못 하고 있다고 얼마 전에 드디어 몇 주간의 기다림 끝에 새 면허증을 손에 넣었습니다. 마침 남편도 운전면허증을 갱신해야 해서 이 김에 둘이 같이 하자고 해서 한 번에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집 주위의 AUTOSCUOLA를 찾아봅니다. 직접 ACI에 가서 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탈리아의 모든 행정이 그렇듯 느리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그냥 돈 조금 더 쓰고 대행해주는 곳 가는 게 속 편합니다. 전화를 해서 무슨 서류가 필요한지 영업시간이 어..
우리 집에서 걸어가면 딱 10분거리에 있는 나빌리오 운하 (Canale Naviglio)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이면 엄마들도 유모차끌고 산책나오고 동네 노인들도 삼삼오오 수다떨러 나온다. 자전거 타기 참 좋게 되어있는데 보행자와 자전거가 같은 길로 다녀도 아무 사고가 나지 않는다.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양보하는 문화 덕분인 듯. 나빌리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르네상스가 막 꽃필 부렵인 1457년 세계 최초로 건설한 인공 운하이다. 보통 도시에는 그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이 있는데 밀라노는 없다. 그래서 북쪽에 있는 두 개의 마죠레 호수와 꼬모 호수의 지류에서 물을 끌어와 운하를 만들게 된다. 과거에는 밀라노 두오모 앞에도 흘렀었는데 지금은 복개를 해서 보이지는 않는다. 운하를 건설하던 시기에는 물자 수송..